참으로 영원할 것 같고 무한할 것 같은
착각 속에 어이없게도
지내고보면 찰나인 것을 모르고,
꽃길 같은 아름다운 행복을 꿈꾸며
우리는 부부라는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얼마 전 병문안을 드려야할 곳이 있어
모 병원 남자 6인 입원실을 찾았다.
암환자 병동이었는데,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는
대부분이 환자의 아내였다.
옆의 여자 병실을
일부러 누구를 찾는 것처럼 찾아들어
눈여겨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 대부분이 할머니를 간호하는
할아버지가 아니면
아내를 간호하는 남편이었다.
늙고 병들면 자식도 다 무용지물,
곁에 있어줄 존재는 오로지
아내와 남편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한때는 잘 나가던 권력자나
대기업가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권력의 뒤안길에서 그들이 지금
누구에게 위로받고 있겠는가,
종국에는 아내와 남편뿐일 것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며 천하를 호령하던
이들도 종국에는 곁에 있어 줄 사람은
아내와 남편뿐이다.
오늘저녁에는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했노라, 고생했노라,
희미한 조명아래 손을 가볍게 잡으며
더 늦기 전에 한번 해 볼 일이다.
혹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한 잔의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말이다.
그리하면 주마등같은 지난세월에
부부의 두 눈은 말없이 촉촉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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